이용후기

천일 순례기, 남원 주천~탑동(원묵스님)

작성자
지리산둘레길
작성일
2011-06-21 17:05
조회
20922

구례 산동면의 탑동마을에서 남원시 주천면까지 걸었다.
들길, 마을길은 대부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포장된 길을 긴 시간 걷다보니 발이 피로를 느낀다.
농민들이나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대개 포장된 길을 좋아한다.
비가 와도 질퍽거리지 않고, 길이 패여 차가 덜컹거리지도 않으며, 가을철에는 벼를 널어 말리기도 좋다. 자연 환경을 생각해서 흙길이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은 이런 유익함, 편리함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충돌한다.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로 포장된 시골길을 원하는 시골 주민들과 자연스러운 흙길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도시인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에서는 도농갈등, 계급갈등까지 읽혀진다.


 



 


중간중간 둘레길 이정표를 찾지 못하여 길을 잘못 들었다.
- 둘레길 탐방객
"왜 이렇게 이정표 찾기가 어렵지?"
- (사)숲길
"이정표를 꼭 필요한 곳마다 빠짐없이 설치했는데 왜 그걸 못보지?"


꽃으로 반겼던 봄이다.
이미 꽃잎을 땅으로 내려놓은 이들도 많았지만, 아직도 순례길은 꽃천지다.


 



 



 



 



 



 



 



 



 



 



 



 



 



 



 



 



 




안타까운 것은 지천으로 피어난 이 꽃들의 작은 꿀샘에서 꿀을 담아가면서 꽃이 열매로 맺히게 하는 역할을 도와줄 벌들이 병해로 사라져서 마을과 숲이 적막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자연의 춘하추동을 따라 지리산 사람들의 삶도 산으로 들로 펼쳐졌다가 찬바람을 따라 집으로 거두어 든다.


길에서 만나는 우리 이웃의 삶은 언제나 정겹다.


 



 



 [고사리를 꺾는 할머니]



 [들판에서 일을 하고 점심을 먹으러 집에 가는 길]



 [시골 빨랫줄에 걸린 이야기]


쓰임이 있는 것은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지리산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지리산을 닮을 수밖에 없고, 마을의 길도 그렇다.



 [나즈막한 돌담길 곁으로 난 길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함께 묻어있을 것 같다]



 



 



 [마을을 둥글게 감아도는 마을길]


 


구례 산동은 산수유가 유명하고, 계북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 나무가 있다.



산수유 시목 일대는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산수유시목 일대를 왜 이런 형식으로 공원화했는지 잘 모르겠다.


이 독특한 정원과 성벽이 산수유 시목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혹은 지리산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혹은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마땅한 설명도 보이지 않는다.


지리산에 있는 공원은 지리산을, 산수유 공원은 산수유를, 그런 가치와 느낌을 담은 공원이어야 할터이다. 


 



 옛 주유소는 주유기가 놓여있던 자리에 장작을 쌓아두었다.


석유자원이 고갈되면 주유소에서 장작을 파는 시대가 오려나?ㅎㅎㅎ



 언덕 높은 곳에 있는 산불 감시 초소. 



 느티나무에 붙은 딱정벌레. 조명시설이다. 독특한 발상이기는 하지만 나무에 저렇게 조명기를 붙여두면 나무는 편안하지 않을텐데....


 



 이놈들은 살아있는 벌레들이다. 오리나무 잎으로 식사중이다.



 자본이 찔러보고 나간 자리에 흉물로 남은 시설물.



 짓다만 건물이 흉물스럽게 지리산을 가리고 있다.



 지리산은 동식물의 안식처지만, 지리산 옆 길은 동물들에게 참 위험한 길이다. 길어깨가 없어 걷는 사람에게도 무척 위험한 길이다.



 아스팔트 포장을 뚫고 나오는 풀. 이 땅은 인간의 독점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밤재. 터널이 생기면서 자연으로 돌아간 길은 풀이 점령했다. 자연은 언제나 관계로써 살아있고, 인간 또한 그렇지만, 그러나 인간은 곧잘 그것을 망각한다.


 



 천일순례, 이 순례길을 통해 지리산이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실현하는 큰 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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