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후기

노란 행운의 리본을 찾으러

작성자
p12011
작성일
2017-09-09 18:31
조회
30103
http://지리산 둘레길. 2017년8월22일(화) 맑음 한차례 소나기

(이 일차. 20.1km 누적; 33.8km)

지리산 녹음을 두 눈에 가득 담고 아침을 맞는다.

정신없이 휴식을 취했지만 어제의 피로가 남아있는 뜻하다.

서둘러짐을 챙겨 출발한다.

2코스는 운봉에서 인월까지 9.9km다.

8시 출발하면 점심은 인월읍에서 먹을 수 있겠다.

아침 햇살을 정면으로 받으며 동쪽으로 발길이 간다.

이정표가 잘 정비 되어 있어 길 찾기는 편 한데

마을을 잇는 고갯길이 반복 되어 배낭이 점점 무게를 더한다.

몸이 무겁게 발이 옮겨지면 땀은 줄줄 하고,

생각은 없다.

그렇게 2코스 종점이란 벽보그림 앞에 섰다.

점심 먹기는 조금 빠른 시간이지만,

상호가 아름다워 식사를 청한다.

메뉴는 한 가지 산체 비빔밥.

“산을 밥에, 몸에 담다”

멋진 카피라이터 많큼 음식도 맛나다.

식사후 출발과 동시에 소나기가 내린다.

어제의 악몽이 불현 듯 하다.

다행이 맞은편에 카페가 있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여주인이 멋있다 반백의 흰머리가 인상적이다.

할머니가 피곤한 표정으로

2코스 종점이란 피켓을 들고 있는 벽보를 본인이 그렸다고 한다.

테라스에서 비를 바라보며,

음악과 함께 마시는 커피 맛이 기가 막히다.

어제의 소나기와는 지옥과 천당 차이다.

비가 계속 내리기를 은근히 바랬지만 내 맘 같지 않다.

계속 리필 해주는 커피를 마다하고 길을 나선다.

둘레길 3코스로 접어들었다.

인월에서 금계까지 20.5km다.

지금부터 금계까지 도착 하기는 무리다.

해 저물기 전에 적당한 숙소가 나오면 오늘의 일정을 마치기로 하고,

강 뚝 길을 따라 흥얼거리며 걷는다.

뚝 길에 고여 있는 물을 피하며 이리 저리 지나는데,

긴 놈이 일광욕을 하는지 떡 버티고 있다.

놈도 놀라고 나도 깜 놀했다.

이후로 긴 나뭇가지만 보여도 눈에 힘이 들어간다.

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7부등선 길을 따라 한참을 간다.

누가 이 길을 만들어 놓았는지 감사하다,

내 주의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정말 혼자 즐기기에는 아깝고 미안하다.

아름다운 호젓한 산길을 따라 도착한 곳이 산내면 중황리다.

멀리 노고단은 보이는데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 짐작만 간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아득하게 보이지만 2번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참 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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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

  • 2017-09-15 12:25

    글 만으로도 둘레길여정의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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